2009년 8월
여러가지 일로 마음이 심난하던 때이다.
미칠듯이 화가나고, 슬프고, 속상하고, 억울했던 그 시간에
난 산에 올랐다.
신이란 존재를 가까이서 보고 싶었다.
어떻게 되먹은 놈인지 보고 싶었다.
어째서 나한테 이런 일을 계속 겪게하는지 물어보고 싶었다.
나에게 세운 그 잘난 계획을 들어보고 싶었다.
이런 이유들로 난 산에 올랐다.
한발 한발 내딛을때마다
머리 속을 휘젓던 생각들이
하나 둘 씩 사라져간다.
깔딱고개에 다다라서는
아무생각도 들지 않는다.
힘들다.
숨차다.
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다.
바로 그 순간.
드디어 정상이다.
63빌딩을 우측두고 찍은 서울.
63빌딩을 좌측에 두고 찍은 서울.
남산타워를 중심으로 찍은 서울.
정상에 올라서니
서울이 한눈에 들어온다.
참 넓다.
저곳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
그런데 저런 많은 사람들 모두에게
신이란 사람이 세운 계획이 있을까?
모르겠다.
그냥 마음이 편해진다.
공기도 시원하고
더이상 아무생각도 들지 않는다.
정상에서 난 한참동안이나 서울을 바라보았다.
그리고 내려왔다.
그 후로도 며칠동안 난 산에 올랐다.
마지막으로 안산을 올랐던 날,
나는 용서했다.
나도. 그들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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